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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판례] 근로자가 수행한 업무의 기간별·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불법파견 여부 판단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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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원청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원청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 근로자가 어떤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  해당 기간에 근로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하였는지 ▲  원청에 의해 작업 내용이 사실상 결정되거나 통제되었는지 ▲  원청이 근로자에게 업무상 지시를 하거나 일반적 업무배치권을 행사하였는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사실관계]

 ○ A사는 순천, 당진, 울산에 공장을 두고 냉연강판, 강관, 철강재, 자동차 부속품 등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A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들에 소속된 근로자임.

○ A사의 순천공장은 냉연강판 및 자동차용 강판 등을 생산하는데, 냉연강판 생산공정은 5가지 주요 공정과 지원 업무·공정으로 구분할 수 있음.

○ 이 사건 근로자들은 A사가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를 중앙통제실에서 원격으로 통제하고, 사내협력업체는 고유한 기술이나 자본이 없이 모집한 인력만을 A사의 생산조직에 투입하는 역할에 그쳤으며, 이윤 창출 및 상실 위험도 부담하지 않았는바, A사가 작업 내용을 결정·지시하고 노무관리를 하므로 위 도급계약은 근로자파견이라고 주장함.

○ A사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는 사내협력사업체들에 작업을 발주하고 작업결과를 확인하는 데 그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을 직접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지 않았으며, A사의 직원들과 이 사건 근로자들이 혼재하여 근무하고 있지 않았는바, 인사관리에 관하여 사내협력업체들이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하였으므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함.

이에 원심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해 A사가 구체적인 작업표준 등을 작성하여 작업수행 자체에 관한 지시를 받았고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페널티를 주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는바, 이 사건 근로자들과 A사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음. 

그러나 대법원은, 기계정비, 전기정비 중 레벨 0, 유틸리티 업무에 종사한 원고들에 대하여는 원심이 설시한 이유만으로 해당 근로자가 주장하는 고용의무 발생의 요건이 되는 기간, 즉 대상 근무기간 동안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해당 원고들의 고용의사표시 청구 부분 원심을 파기·환송함.


[이유]

1. 관련법리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고 한다)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①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그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③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그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④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기계정비, 전기정비 중 레벨 0, 유틸리티 업무 외의 업무를 수행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판단

 - 원심은 A사의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되어 해당 이 사건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고용의무 발생의 요건이 되는 기간 또는 시점(이하 '대상 근무기간'이라고 한다) 동안 A사의 순천공장에서 냉연강판 등의 생산에 필요한 지원공정 업무나 차량경량화 제품 생산공정 업무를 수행한 것이 A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음.

  ① (A사의 상당한 지휘·명령이 있었는지)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하여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은 A사 순천공장의 냉연강판 등 생산과정의 일부라 볼 수 있는 공정에서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면서 A사로부터 작업수행에 관한 지시나 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A사는 상세한 내용의 작업표준 등을 작성하여 사내협력업체에 교부하였으며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A사가 정해주는 작업방법, 작업순서, 작업내용, 작업속도, 작업장소를 위반하거나 임의로 변경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음.

  ② (A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는 순천공장의 냉연강판 등 생산과정의 흐름과 연동되어 함께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업무시간과 휴게시간이 A사의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정해지는 등 각 공정별로 A사의 근로자들과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사실상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었다고 평가할 수 있음.

  ③ (사내협력업체가 인사 및 근태상황에 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는지) A사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인사, 근태상황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고, 사내협력업체가 폐업하고 새로운 사내협력업체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업무를 하는 경우에도 실질적인 작업 내용의 변경 없이 기존 근로자를 승계하여 기존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등 사내협력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배치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려움.

  ④ (사내협력업체가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및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사내협력업체들은 해당 도급업무에 관한 전문성과 기술력이나 업무수행에 필요한 물적 시설과 고정자산을 갖추지 않은 채, A사 순천공장에서만 사업을 영위하였고, 그 대부분은 A사와의 용역도급계약을 위하여 설립되었다가 그 계약이 해지된 후에는 곧바로 폐업하였음.


3.  기계정비 업무를 수행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판단

 - 원심이 설시한 이유만으로 기계정비 업무를 수행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대상 근무기간 동안 A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기계정비 업무가 A사의 생산공정에 밀접하게 연동되는 업무인지) 기계정비 업무는 A사의 생산공정에 밀접하게 연동되는 업무가 아니고, A사는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정비 작업은 사내협력업체가 담당하였기 때문에 A사의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수행한 업무는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임.

 - (A사가 작업표준서의 내용을 결정·통제하였는지) 원심은 기계정비에 관한 작업표준서를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직접 작성하였다고 인정하였으나 그 내용을 A사가 사실상 결정하거나 통제하였는지는 기록상 분명하지 아니함.

 - (A사가 대상 근무기간에 작업수행에 관한 지시를 계속 행사하였는지) 순천공장 설립 후 상당한 기간 동안 A사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작업수행에 관한 지시를 하고, 사내협력업체로 하여금 A사가 허가한 근로자 수만큼만 라인에 배치할 수 있게 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대상 근무기간에도 이러한 권한을 계속 행사하였는지는 알기 어려움.

- (파견 관계의 판단 요소) 원심으로서는 기계정비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A사의 설비관리팀 관리직 또는 현장기술직 근로자들과 이 사건 근로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하였는지, 사내협력업체가 작성한 작업표준서의 내용이 A사에 의해 사실상 결정되거나 통제되었는지, 이 사건 근로자들의 대상 근무기간에도 A사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상 지시를 하거나 일반적 업무배치권을 행사하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이 A사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함.


4.  전기정비의 레벨 0 업무를 수행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판단

-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내용) A사의 순천공장의 전기정비 업무는 레벨 1과 레벨 0으로 구분되는데, 레벨 0은 생산과 무관한 시설과 설비에 대한 전기 점검 및 유지·보수 업무로 대상 근무기간 동안 레벨 0 업무는 사내협력업체인 Q가 담당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은 Q에 고용되어 레벨 0 업무를 수행하였음.

- (레벨 0 업무가 A사의 업무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관되었는지)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A사의 근로자와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빈번히 함께 작업을 하는 레벨 1 업무와 달리, 레벨 0 업무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단독으로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제출한 전기정비 업무에 관한 증거들은 대부분 레벨 1에 관한 것이어서 대상 근무기간 동안 전기정비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A사의 설비관리팀 관리직 또는 현장기술직 근로자가 레벨 0 업무를 수행하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어떻게 지휘·명령을 하였고, A사의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관되었는지를 기록상 알기 어려움.

- (A사가 대상 근무기간에 작업수행에 관한 지시를 하였거나 인사·근태 등에 관여하였는지) 순천공장 설립 후 상당한 기간 동안 A사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작업수행에 관한 지시를 하고, 사내협력업체들의 인사나 근태관리 등에도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A사가 대상 근무기간에도 이러한 권한을 계속 행사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음.


5. 유틸리티 업무를 수행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판단

- (실제로 수행한 업무 내용) 대상 근무기간 동안 수행한 유틸리티 업무는 A사의 생산설비들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틸리티 시설들을 유지·관리하는 업무로, A사는 그중 정수처리시설, 폐수처리시설, 냉난방설비, 건조기의 유지·관리 업무를 사내협력업체에 위탁하였고, 보일러 등 일부 시설을 직접 운영하였음.

- (업무수행 방법 구분 및 업무 장소가 분리되었는지) 이 사건 근로자들이 근무할 당시에는 시설별로 1명(3교대 근무를 하므로 총 3명)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해당 시설 내에 근무하거나 순회하는 등으로 그 시설의 업무를 전담하였는데, 이들의 업무수행 장소는 유틸리티 업무를 수행하는 A사의 근로자들과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었고, 업무도 구분되어 있었음.

- (A사의 상당한 지휘·명령이 있었는지) 시설별 작업 내용을 기재한 작업표준서가 사내협력업체 명의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내용을 A사가 사실상 결정하거나 통제하였는지는 기록상 분명하지 않고, 일부 장치를 작동할 때 A사의 근로자의 요청이 있거나 허락을 받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A사의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어떤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여, 그러한 요청이나 허락이 원청의 지휘·명령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 (대상 근무기간 동안 A사가 인사·근태관리에 관여하였는지) 순천공장 설립 후 상당한 기간 동안 A사는 사내협력업체들의 인사나 근태관리 등에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A사가 대상 근무기간에도 이러한 권한을 계속 행사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음.